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시르벤드 & 그링골츠
브뤼셀, 팔레 데 보자르 — Henry le Boeuf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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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미국 작곡가 찰스 아이브스는 “답이 없는 질문(The Unanswered Question)”을 통해 청중을 실존적인 공간으로 안내합니다. 단순하면서도 거의 영원한 듯한 질문이 끊임없이 던져지는 반면, 이에 대한 답변은 점점 더 긴장감 넘치고 절박하게 들리다가, 결국 침묵만이 남게 됩니다. 해결되지 않은 채, 생각 그 자체로 존재하는 음악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알반 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천사의 추모(To the Memory of an Angel)”입니다. 마농 그로피우스의 사후에 작곡된 이 곡은 기교를 뽐내는 작품이 아니라, 다정하고 연약하며 깊은 감정이 담긴 음악적 작별 인사다. 슬픔과 기억이 어우러져 상실을 미화하지 않고, 오히려 부드럽게 감싸 안는 음악이 된다. 독주 바이올린은 전통적인 의미의 독주자가 아니라, 위안을 찾는 인간의 목소리다. 일리아 그링골츠는 이 목소리에 무시할 수 없는 강렬함을 불어넣습니다. 어둠이 지나간 뒤,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제2번에서는 비록 조심스럽긴 하지만 빛이 찾아옵니다. 이는 승리의 환호가 아니라, 기쁨과 내면의 균형을 되찾기까지 겪은 고된 여정의 결실입니다. 예스코 시르벤트의 지휘 아래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미해결의 질문들을 남기며, 그로 인해 더욱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